Hermes Agent 설치해보기
처음 Hermes Agent를 알게 됐을 때 내가 기대한 건 “AI 비서”에 가까웠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 말고, 내 컴퓨터에서 실제로 작업을 도와주는 비서. 파일을 확인하고, 명령을 실행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오고, 내가 하려는 일을 옆에서 이어받아 처리해주는 그런 도구를 기대했다.
그때 머릿속에 있던 비교 대상은 OpenClaw였다. OpenClaw도 흥미로웠지만, Hermes는 그보다 더 넓게 확장된 상위호환처럼 보였다. CLI에서 시작해 desktop, dashboard, messaging gateway, skills, memory, cron, webhook까지 이어지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건 한 번 제대로 붙여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설치를 시작했다.
이 글은 Hermes Agent를 처음 설치하고 기본 설정을 잡는 과정까지의 기록이다. 실제 사용기는 따로 나눠서 정리했다.
Hermes Agent가 뭔지 먼저 감 잡기
Hermes Agent는 Nous Research에서 만든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다. 터미널에서 대화할 수 있고, 모델 provider를 바꿔가며 쓸 수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CLI 챗봇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tool calling이다.
Hermes는 대화만 하지 않는다. 설정에 따라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터미널 명령을 실행하고, 웹을 검색하고, 브라우저를 조작하고, 일정 작업을 예약할 수 있다. 그래서 “AI 비서”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편이 더 이해가 빠르다. 답변을 잘하는 도구라기보다, 내 작업 환경에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트에 가깝다.
내가 설치 전 기대했던 지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 OpenClaw보다 더 넓은 기능을 가진 에이전트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 개발 작업뿐 아니라 개인 서버 운영, 블로그 작성, 자동화에도 붙여보고 싶었다.
- 한 번 설정해두면 memory와 skill을 통해 점점 내 작업 방식에 맞춰지는지 보고 싶었다.
설치
가장 간단한 설치 방법은 공식 설치 스크립트를 쓰는 것이다.
curl -fsSL https://hermes-agent.nousresearch.com/install.sh | bash
설치가 끝나면 새 터미널을 열거나 shell 설정을 다시 불러온 뒤 hermes 명령이 잡히는지 확인한다.
hermes --version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켤 필요는 없다. 기본 대화가 되는지, 모델 설정이 제대로 됐는지, 도구를 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기본 설정
설치 뒤에는 아래 세 가지 명령을 먼저 실행했다.
hermes setup
hermes model
hermes doctor
hermes setup은 초기 설정 마법사다. 모델, 터미널, gateway, toolset 같은 항목을 단계적으로 잡을 수 있다.
hermes model은 사용할 모델과 provider를 고르는 명령이다. Hermes는 특정 provider에 강하게 묶이지 않는다. OpenRouter, Anthropic, OpenAI 계열, Google, Nous Portal 등 여러 provider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한 모델이 마음에 안 들거나 quota 문제가 생기면 다른 provider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hermes doctor는 점검용이다. 설치 뒤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먼저 돌려볼 만하다. 의존성이나 설정 문제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설정 파일과 환경 변수
Hermes는 설정과 비밀값을 나눠서 관리한다.
- 일반 설정:
config.yaml - API key나 token 같은 민감한 값:
.env
정확한 경로는 환경마다 다를 수 있으니 아래 명령으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hermes config path
hermes config env-path
이 둘을 구분해두면 디버깅할 때 편하다. 모델이 안 붙으면 provider 설정 문제인지, API key 문제인지 나눠서 볼 수 있다. 도구가 안 보이면 toolset 설정을 봐야 하고, gateway가 안 붙으면 gateway 설정과 platform credential을 따로 봐야 한다.
첫 실행
기본 실행은 간단하다.
hermes
터미널에서 대화가 시작된다. 한 번만 묻고 끝내고 싶으면 chat -q를 쓴다.
hermes chat -q "지금 작업 디렉터리 구조를 요약해줘"
처음에는 간단한 질문부터 시키는 게 좋다. 현재 폴더 설명, 파일 목록 요약, README 읽기 같은 작업이 적당하다. 바로 중요한 파일을 수정하게 하기보다는, 먼저 “잘 읽고 이해하는지”를 보는 게 안전하다.
toolset 확인하기
Hermes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toolset이다. AI가 똑똑해도 도구가 꺼져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예를 들어 파일을 읽고 쓰려면 file toolset이 필요하고, 명령을 실행하려면 terminal toolset이 필요하다. 웹 검색, 브라우저 조작, 이미지 분석, cron, memory, session search도 각각 도구 설정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 도구 상태는 이렇게 확인한다.
hermes tools list
hermes tools
도구 설정을 바꾼 뒤에는 새 세션에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설정을 바꿨는데도 도구가 안 보인다면 /reset을 하거나 Hermes를 다시 실행해보는 게 좋다.
첫날에 켜볼 만한 기능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다 켤 필요는 없다. 내가 추천하는 순서는 이렇다.
- CLI 기본 대화
- file과 terminal 도구
- web 검색
- memory
- skills
- dashboard 또는 desktop
- gateway
- cron과 webhook
CLI, file, terminal까지만 켜도 개발 작업 보조로는 충분히 쓸 수 있다. memory와 skills를 붙이면 “매번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느낌”이 생긴다. dashboard나 gateway부터는 취향과 필요에 따라 확장하면 된다.
dashboard 실행
Hermes는 dashboard도 제공한다.
hermes dashboard
브라우저에서 상태와 설정을 보기 좋다. 로컬에서 잠깐 확인하는 용도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서버에서 계속 띄워두고 싶다면 systemd 같은 서비스 관리자를 붙일 수 있지만, 처음 설치 글에서는 여기까지면 충분하다고 본다. 공개적으로 노출할 때는 인증, 포트, 방화벽, reverse proxy 설정을 따로 점검해야 한다.
gateway는 나중에 붙여도 된다
gateway는 Discord, Telegram, Slack 같은 메시징 플랫폼과 Hermes를 연결하는 기능이다. 휴대폰에서 Hermes에게 작업을 시키고 싶다면 꽤 유용하다.
기본 명령은 아래와 같다.
hermes gateway setup
hermes gateway run
서비스로 돌릴 수도 있다.
hermes gateway install
hermes gateway start
hermes gateway status
다만 gateway는 platform별 credential, 권한, 봇 설정이 같이 얽힌다. 그래서 처음 설치하자마자 바로 붙이기보다는 CLI에서 Hermes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한 다음 진행하는 편이 덜 헷갈린다.
설치할 때 조심할 점
Hermes는 실제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다. 그래서 편하지만, 설치 직후부터 권한을 크게 열어두는 건 조심해야 한다.
내가 잡은 기준은 이렇다.
- API key와 token은
.env나 인증 관리 기능으로 관리한다. - 비밀번호나 카드 정보는 에이전트에게 직접 입력시키지 않는다.
- 삭제, reset, 배포 같은 작업은 범위를 확인한 뒤 실행한다.
- 처음에는 작은 폴더나 테스트 프로젝트에서 동작을 확인한다.
- toolset은 필요한 것부터 조금씩 켠다.
AI 비서라고 생각하면 자꾸 많은 일을 맡기고 싶어진다. 하지만 실제로 파일을 고치고 명령을 실행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는 게 맞다.
설치 후 첫 인상
설치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중요한 건 설치 이후였다. Hermes는 설치 명령 한 줄로 끝나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내 작업 방식에 맞게 설정하고 키워가는 에이전트에 가깝다.
처음 기대했던 “AI 비서”라는 방향은 맞았다. 다만 사람처럼 알아서 모든 걸 처리하는 비서라기보다는, 내가 일을 잘게 맡기고 검토하면 꽤 빠르게 움직이는 작업 파트너에 가깝다.
OpenClaw보다 더 좋은 상위호환처럼 보였던 첫인상도 어느 정도 맞았다. 적어도 내가 원했던 방향, 즉 CLI를 넘어 memory, skills, gateway, dashboard, automation으로 확장되는 구조에서는 Hermes가 훨씬 넓게 느껴졌다.
다음 글에서는 설치 이후 실제로 써보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정리해보려 한다.